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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를 추구하는 예술가 (예술적 소외, 창조의 가치, 실용성)

쓸모없는 것은 정말 가치도 없는 걸까요? 너새니얼 호손(Nathaniel Hawthorne)의 단편소설 『미를 추구하는 예술가』를 읽고 나서 제가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바로 이 질문이었습니다. 5년을 바쳐 만든 나비 기계가 아이의 손 안에서 한순간에 부서지는 장면, 그 장면이 이상하게도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예술적 소외 — 이해받지 못하는 사람의 고독혹시 이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자신이 정말 공들인 부분을 상대방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칠 때의 그 허탈함 말입니다. 저도 어떤 작업을 하면서 작은 디테일 하나에 며칠을 고민한 적이 있는데, 결과물을 보여줬더니 돌아온 반응이 "그래서 이게 어디다 쓰는 거야?"였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 순간 느꼈던 감각이 호손이 묘사하는 오웬의 ..

책 리뷰 2026.08.22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생존적응, 전체주의, 사유박탈)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1962년 단 한 편의 소설로 소련 문단을 뒤흔들었습니다. 수용소에서 직접 보낸 8년의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든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가 그것입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저는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단순히 힘든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이 소설이 보여주는 것이 단순한 고통 그 이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생존 적응 — 수용소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의 의미일반적으로 수용소 문학이라고 하면 처절한 저항이나 극적인 탈출을 떠올리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충격을 받았습니다. 주인공 이반 데니소비치 슈호프는 반역죄로 10년 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강제 노동 수용소에서 복역 중인 40대 남성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 너무나 잘 적응해 있습니다.슈호프..

책 리뷰 2026.08.22

인간의 굴레에서 (자기기만, 집착, 자기수용)

『인간의 굴레에서』는 출간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특별하지 않은 삶은 실패한 삶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저는 주인공 필립 캐리가 딱히 좋은 사람도, 대단한 사람도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 어딘가 어긋난 사람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기기만과 집착 — 우리는 왜 알면서도 반복하는가혹시 머리로는 "이건 아닌데"라고 알면서도 도저히 멈추지 못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그 감각이 얼마나 보편적인 것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필립 캐리는 신체적 결함을 안고 태어납니다. 그가 가진 내반족(club foot)— 선천적으로 발이 안쪽으로 비틀린 상태 — 은 단순한 신체 조건을 넘어 그의 내면 전체를 형성하는 그림..

책 리뷰 202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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