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이 틀리면 답도 틀린다. 750만 년을 계산한 슈퍼컴퓨터가 내놓은 정답이 '42'였던 이유는 연산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처음부터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이었다. 서동욱 철학자의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를 접하고 나서 제가 처음 든 생각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철학책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고 미루던 책이었는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오히려 제 일상의 언어들이 달라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질문의 힘 — 정답보다 먼저 와야 하는 것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는 '깊은 생각(Deep Thought)'이라는 슈퍼컴퓨터가 등장합니다. 이 컴퓨터는 "우주와 그 모든 것의 해답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고 750만 년 동안 연산한 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