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3

암흑의 핵심 (권력 타락, 제국주의 비판, 인간 본성)

아무도 견제하지 않는 권력은 반드시 타락한다.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1899)이 125년이 지난 지금도 읽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제가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커츠라는 인물이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는 사실이 오히려 더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권력 타락 — 커츠는 처음부터 괴물이 아니었다『암흑의 핵심』의 주인공 말로우는 벨기에령 콩고에서 무역회사 증기선 선장으로 부임하면서, 오지 주재소에서 엄청난 양의 상아를 보내오는 커츠라는 인물에 대해 듣게 됩니다. 여기서 상아(ivory)란 당시 유럽 시장에서 피아노 건반, 장식품 재료로 쓰이던 최고급 교역품으로, 아프리카 원주민들에게는 구슬과 잡동사니를 주고 빼앗아 오는 구조였습니다. 쉽게 말해 착취의 화폐였던 셈입니다.커츠는 회사 입장에서 '가장..

책 리뷰 2026.08.20

컬트 (카리스마, 집단심리, 비판적사고)

장애 분석을 하다 보면 한 사람의 말만 믿고 결론을 내렸다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판단이 엇나가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도 직접 겪었습니다. 『컬트』를 읽으면서 계속 그 장면이 겹쳐 보였습니다. 수백 명이 한 사람의 말만 믿고 모든 것을 포기했다는 사실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카리스마가 어떻게 집단을 지배하는가책에는 아홉 개의 컬트 사건이 등장하는데, 그중 찰스 맨슨과 짐 존스의 사례가 특히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찰스 맨슨은 키 160cm, 체중 60kg의 왜소한 체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전성기에 100명에 가까운 추종자를 거느렸고, 직접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도 살인을 지시했습니다.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책을 읽으면서 저도 같은 의문이 들었는데, 그 답이 생각보다 구체적으로 나와 있..

책 리뷰 2026.06.05

소비 본능 (소비심리, 진화심리학, 마케팅전략)

물건을 살 때 '내가 진짜 필요해서 샀다'라고 확신하시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개발자로 첫 월급을 받고 노트북을 고르던 날, 사양을 따지다가 어느 순간 브랜드 로고를 더 오래 들여다보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게드 사드의 책 소비 본능은 그 순간의 이유를 진화심리학으로 정면으로 설명해 줍니다.우리는 왜 '필요'보다 더 많이 소비하는가혹시 뷔페에서 배가 불러도 접시를 한 번 더 들고 오신 적 있으신가요? 저는 솔직히 꽤 자주 그랬습니다. 게드 사드는 이 행동을 의지력 부족으로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다양성 효과(variety effect)라는 개념을 꺼내 듭니다. 여기서 다양성 효과란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인간이 실제 필요량 이상으로 소비하게 되는 심리적 경향을 말합니다.한 연구에서는..

책 리뷰 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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