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굴레에서』는 출간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특별하지 않은 삶은 실패한 삶인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집니다. 처음 이 소설을 접했을 때 저는 주인공 필립 캐리가 딱히 좋은 사람도, 대단한 사람도 아니라는 점에서 오히려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그 어딘가 어긋난 사람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자기기만과 집착 — 우리는 왜 알면서도 반복하는가혹시 머리로는 "이건 아닌데"라고 알면서도 도저히 멈추지 못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이 소설을 읽으며 그 감각이 얼마나 보편적인 것인지 새삼 깨달았습니다.필립 캐리는 신체적 결함을 안고 태어납니다. 그가 가진 내반족(club foot)— 선천적으로 발이 안쪽으로 비틀린 상태 — 은 단순한 신체 조건을 넘어 그의 내면 전체를 형성하는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