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적인 남편 옆에서 아내가 점점 더 외로워진다면, 그 결혼에서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아모스 오즈의 장편소설 『나의 미카엘』을 읽으면서 저는 이 불편한 질문을 계속 붙잡고 있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에 기저귀를 빨고 논문을 쓰는 남편, 그 옆에서 내면으로 침잠해 가는 아내.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헌신하면 다 되는 걸까 — 외로움의 구조소설의 아내 한나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침대에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아집니다. 남편 미카엘은 그 시간 동안 새벽에 일어나 빨래를 하고, 아침을 차리고, 학교에 다녀온 뒤 다시 집안을 돌보고, 밤에는 지질학 논문을 씁니다. 행동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그런데 한나는 그런 남편을 보면서 오히려 "저 남자를 부숴버리고 싶다"는 감정을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