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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파리 사회, 부성애, 물질주의)

주변 사람에게 정성을 다했는데 돌아오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던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그런 상황을 겪고 나서야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이 단순한 19세기 소설이 아니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딸에게 전 재산을 바쳤지만 장례식조차 혼자 치러진 한 노인의 이야기. 읽는 내내 씁쓸함이 가시질 않았습니다. 파리 사회, 진흙탕 속의 인간들『고리오 영감』은 1834~35년에 발표된 오노레 드 발자크의 대표작입니다. 이 작품은 그의 연작 소설 『인간 희극(La Comédie humaine)』을 구성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여기서 『인간 희극』이란 발자크가 프랑스 사회 전체를 소설로 기록하겠다는 야심으로 기획한 방대한 연작 프로젝트를 의미합니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의 묶음이 아니라, 동일한 인물들이 반복 등..

책 리뷰 2026.08.23

나의 미카엘 (외로움, 이해, 디아스포라)

헌신적인 남편 옆에서 아내가 점점 더 외로워진다면, 그 결혼에서 무엇이 잘못된 걸까요. 아모스 오즈의 장편소설 『나의 미카엘』을 읽으면서 저는 이 불편한 질문을 계속 붙잡고 있었습니다. 새벽 다섯 시에 기저귀를 빨고 논문을 쓰는 남편, 그 옆에서 내면으로 침잠해 가는 아내. 누가 옳고 누가 틀렸는지 도무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헌신하면 다 되는 걸까 — 외로움의 구조소설의 아내 한나는 우울증 진단을 받은 뒤 침대에 누워 지내는 날이 많아집니다. 남편 미카엘은 그 시간 동안 새벽에 일어나 빨래를 하고, 아침을 차리고, 학교에 다녀온 뒤 다시 집안을 돌보고, 밤에는 지질학 논문을 씁니다. 행동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습니다.그런데 한나는 그런 남편을 보면서 오히려 "저 남자를 부숴버리고 싶다"는 감정을 느..

책 리뷰 202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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