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많이 사랑하는 자는 패배자이므로 고통을 겪지 않을 수 없다." 토마스 만이 1903년에 발표한 중편소설 『토니오 크뢰거』에 나오는 이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솔직히 좀 서늘했습니다. 사랑을 승패로 표현한다는 게 냉정하게 느껴지면서도, 어딘가 정확하게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가 없었거든요. 예술가의 갈등 — 이름 하나에 담긴 이중성주인공의 이름 자체가 이 소설의 주제를 압축하고 있습니다. '토니오'는 라틴 아메리카계 어머니에게서 온 남유럽식 이름이고, '크뢰거'는 북부 독일 출신 아버지의 성입니다. 이름 하나에 두 세계가 충돌하는 구조죠.여기서 토마스 만이 설정한 대립 구도를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품 안에서 북유럽은 이성(理性)과 규율, 시민적 질서가 지배하는 공간으로 묘사되고, 남유럽은..